안녕? 그동안 잘 지냈어?
오늘은 그동안 나눴던 도전적인 이야기보다는 조금 더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

는 혹시 마사지 좋아해?
나는 더운 나라를 좋아해서 동남아로 여행을 자주 가는 편인데, 내가 여행을 간다고 말할 때마다 친구들은 동남아에 가면 1일 1마사지를 받아야 한다고 말해주곤 했어.
조심스레 말해보자면, 사실 나는 마사지 받는 걸 좋아하지 않아.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1대1로 받는 서비스를 불편해하는 편이야. 그중에서도 특히 마사지 받는 걸 제일 불편해하는데 그 이유는 한 사람의 물리적 에너지를 고스란히 받는 느낌이 무언가 돈을 주고 그 사람의 노동력을 사는 것 같아서 마음이 편하지 않더라고. 하지만 언젠가부터 마사지 받는 걸 불편하게 느끼는 것 자체가 나의 편견에서 비롯되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 내 생각이 바뀌기 시작한 건 내가 1대1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가 된 후부터였어. 나는 작년 12월부터 한국어 튜터라는 부업을 하고 있어. 한국어 튜터란 1대1로 학생에게 한글을 알려주는 일이야. 한국어 수업을 하면 나는 학생에게 나의 노동력을 판 걸까? 라고 생각해보면 맞아. 나는 나의 노동력을 학생에게 돈을 주고 팔았어. 나는 투자한 시간에 대한 돈을 받고 한 사람을 위해 나의 노동력을 제공하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나는 나의 시간을 1대 1일로 판매했음에 마음이 불편한가? 라고 되물으면 이에 대한 대답은 ‘아니오’. 나는 나의 노동력을 1대1로 제공하면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어. 오히려 일을 하면서 불편함보다는 보람을 느끼곤 했으니까. 그렇게 생각해 보니 나의 굳어있는 어깨와 몸을 부드럽게 만들어준 마사지사분들도 나와 같은 기분을 느끼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나의 편견에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하면서 밝은 빛줄기가 한 줌 들어오는 느낌이었어.

다시 나의 과거를 되짚어보며, 나는 왜 마사지를 받는 것에 불편함을 느꼈을까? 라고 생각해보면 눈앞에서 바로 보이는 물리적 에너지를 제공받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60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나를 위해 힘을 쓰는 걸 알면서도 가만히 누워있는 게 마음이 편치 않았던 것 같아. 하지만 조금만 각도를 바꿔 생각해 보면 우리는 병원에서 의사에게도 물리적으로 1대1 서비스를 받지. 몸의 어딘가에 문제가 생겨 수술받는다거나, 이상징후의 검사를 위해 검진을 받는 것도 1대1 서비스니까. 그럼 나는 진료를 받는 것도 불편했든가 떠올려보면 그건 또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돌연 나의 이중성에 대한 물음표가 생겨버린 거지. 그렇게 가만히 침대에 누워 끊임없이 꼬리의 꼬리를 물고 생각의 끝을 찾아가 보기 내가 마사지 받는 걸 불편해하는 것 부터가 ‘편견’이 아닐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 마사지 샵에서 마사지를 받는 것과 미용실에서 머리 관리를 받는 것 그리고 병원에서 의료서비스를 받는 것 모두 큰 카테고리로 보면 1:1 서비스를 받는 거니까 말이야. 직접적으로 마사지를 받고 돈을 주고받는 행위를 너무 대면해서 보니 그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던 걸까? 아니면 익숙하지 않은 팁 문화 때문에 내가 뭔가 서비스를 사고판다는 느낌을 받아서일까? 아직은 내가 이중잣대를 갖고 있었던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지는 못하겠지만 이제는 정확히 말할 수 있는 건, 나의 마음이 ‘불편함’에서 ‘자연스러움’으로 가고 있다는 걸 느꼈다는 거야. 1대1로 서비스를 받는 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과 그 서비스를 원하는 사람과의 자연스러운 거래라는 것. 무언가 서비스를 주고받음에 있어 그 어느 쪽에도 기울임이 존재하지 않기에 어느 한쪽도 불편함을 갖지 않는 것이 건강한 거래의 조건이라는 것. 거래를 통해 서로가 원하는 것을 얻고, 그에 대해 감사함을 표하는 일련의 과정들은 그 모두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것. 나는 오늘도 나의 부족한 생각을 경험을 통해 한 뼘 더 넓히는 순간을 맞이했어.

이렇게 조금씩, 한 발짝씩 나의 세상을 넓히기 위해 나는 오늘도 새로운 도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나 봐. 아직은 미숙하고 부끄럽기도 한 나의 모습을 공유하면서 속이 시원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니 빠르게 사라져야겠어 안녕 😊